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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가 정국을 강타하는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 사건을 어떻게 봐야 할지 국민은 혼란스럽다. 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만배·남욱·정영학씨 등 일당 5명의 항소를 포기한 결정의 후폭풍이 거세다.
여야 간 시각차는 천양지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정부의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조작 수사, 진술 강요, 억지 기소를 한 게 드러나면서 ‘진실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반겼다. 담당 검사들이 반발하는 데 대해서도 “재판에서 패하자 반성은커녕 항명으로 맞서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건 관련 비리 의혹 자금 7800억 원의 국고 환수가 불가능해지게 만든 게 이번 항소 포기 사건의 핵심적 실체라며 검찰에 대해 외압을 가한 ‘몸통’을 밝혀야 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이 검찰 수사를 ‘조작’이라고 규정한 것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1심에서 4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남욱 변호사가 7일 검사로부터 허위 진실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한 데 따른다. 남 변호사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 비리 및 성남FC 의혹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들한테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도 있고 환부만 도려낼 수도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허위 진술을 강요한 정황을 설명하면서다. 이후 민주당은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조작 수사’로 규정짓고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반대 시각이다. 애초에 재판중지법은 국민 눈속임용 가짜 포장지에 불과했고 진짜는 공소 취소, 배임죄 폐지, 공직선거법 개정, 대법관 증원을 통한 대법원 장악, 4심제 재판소원, 그리고 항소 포기라는 ‘재판 중지 6종 패키지’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항소 포기 결정은 피의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 빌드업의 1단계 작업으로 이해된다는 것이다. 여권이 대장동 비리 황령 사건을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 견강부회하며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를 추진하겠다는 뜻이고, 나아가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해 완전 무죄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실 검찰은 기소한 사건에서 하급심의 선고 형량이 구형량에 못 미치면 거의 예외 없이 항소 또는 상고하는 길을 택했다. 이번 조치를 두고 검찰 내부는 물론 바깥에서도 “너무 이례적이어서 이해가 불가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일선 검사들이 동요하고 정진우 중앙지검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대검찰청 지휘부가 등을 떠밀린 듯 입장을 내놓았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항소 포기는 자신의 책임 하에 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통상의 중요 사건처럼 법무부 의견도 참고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항의 성명을 내는 등 국민적 관심 사안으로 대두됐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밝혀 온 보수 평론가 조갑제 씨의 우려는 시사하는 바 크다. 조 씨는 “이 대통령 최대의 위기”라며 “검찰에 대장동 사건 일당을 위한 서비스일 수밖에 없는 항소 포기를 지시한 자를 색출하여 직권남용 혐의 수사를 지시, 감옥에 보내지 않으면 수습되지 않고 대통령을 물고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는 김만배 씨 등과 공범으로 기소된 이 대통령 ‘방탄’을 노린 행각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 상설 특검 등을 즉각 실시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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