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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배후로 의심되는 해커가 국내 사용자의 PC나 스마트폰 등에 피해를 준 사례가 최초로 발견됐다.
정보보안기업 지니언스 시큐리티 센터는 위협 분석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북한이 대규모 해커 조직을 양성하고 있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나왔다. 2024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전 수행 인력은 8400명에 달하는 것으로 공식 평가된다. 2016년 평가된 6800명에서 약 20% 증가한 수치다.
또한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약 4조 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 해커 인력을 활용해 금전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일반인에게도 피해를 입히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북한 인권이나 탈북민 관련자가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보고서에 따르면 9월5일 해커가 국내 탈북 청소년 전문 심리 상담사의 스마트폰을 초기화한 후 카카오톡 계정을 탈취했다. 이 계정은 탈북민 청소년 등 지인들에게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악성 파일을 전송하는 데에 사용됐다.
9월15일에는 북한 인권 운동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초기화됐고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악성 파일이 지인 36명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유포됐다. 피해자들은 국세청을 사칭한 이메일로 악성 코드가 포함된 파일을 내려받으며 해킹에 노출됐다.
이번 해킹 사건은 이전에 사용되지 않았던 방식을 사용했다. 해커는 피해자의 스마트폰이나 PC 등에 침투해 장기간 잠복하며 계정 정보 등을 탈취했다. 해커는 스마트폰의 구글 위치 기반 조회를 통해 피해자가 자택이나 사무실 등이 아닌 외부에 있는 시점을 확인한 후 스마트폰을 원격 초기화했다.
여기에 구글 지메일 로그인 후 구글 계정 관리 페이지에 접속해 복구 이메일로 등록된 네이버 메일 주소를 확인한 후 구글이 발송한 보안 경고 메일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활동 흔적을 지웠다.
지인들이 악성 파일을 의심하고 진위를 확인하려고 해도 해킹 피해자의 스마트폰이 알림 기능과 전화·메시지 등이 차단됐기 때문에 대응이 늦어졌다.
해커는 피해자들의 스마트폰·태블릿·PC에서 사진·문서·연락처 등 주요 데이터를 삭제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해커가 PC 등에 탑재된 웹캠을 활용한 정황도 있었다. 악성코드를 통해 웹캠과 마이크 제어 기능을 해킹하고 피해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동작 표시등이 없는 웹캠의 경우 영상 스트리밍이 활성화돼도 인지하기 어려워 영상 촬영을 인지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기기 데이터 삭제와 계정 기반 공격 전파 등 여러 수법을 결합한 전략은 기존 북한발 해킹 공격에서 전례가 없었다”며 “북한의 사이버공격 전술이 사람들의 일상으로 파고드는 실질적 파괴 단계로 고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지니언스 시큐리티 센터는 해킹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로그인 2단계 인증을 적용하고 브라우저 비밀번호 자동 저장을 삼갈 것을 조언했다. 또한 PC 미사용 시 전원 차단 등 사용차 차원의 보안 수칙과 디지털 제조사 차원의 다중 인증 체계 강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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