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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경주 한미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마련 중인 ‘조인트 팩트시트(JFS·합동 설명자료)’를 놓고 막바지 조율에 나섰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 건조, 미국산 무기 구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이 주요 의제로, 경제 분야에서는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과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양해각서(MOU) 내용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5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안보와 관세 분야를 나누어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안보 분야 시트가 마무리되는 대로 양국이 동시에 서명할 방침이다. 다만 미국 행정부 내 관련 부처 간 조율이 길어지면서 발표 시점은 미정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팩트시트는 어제(4일) 오전쯤 끝날 것으로 알고 준비했지만,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 여러 협정 문제에서 미국 내 조율이 필요해 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귀국 후 국무부·상무부·에너지부 등을 설득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핵연료 공급 승인을 요청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 내 건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건조지로 언급했으나, 우리 정부는 국내 건조 방침을 선호하고 있어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전작권 전환 문제 역시 핵심 협의 대상이다. 안 장관은 “한국군이 주도하는 미래연합사령부를 위한 핵심 군사능력 확보와 북한 핵·미사일 대응 능력 제고가 목표”라며 “한국형 3축체계의 핵심 대응능력 확대와 AI·유무인복합체계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미는 전작권 전환의 두 번째 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진행 중이며, 완료 시 전환 시기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한미공동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이 역내 다른 비상사태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보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대북 재래식 방어에서는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 부문 팩트시트는 대부분의 조율이 끝난 상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제 분야 시트는 거의 마무리됐고, 안보 분야 시트가 완료되면 함께 서명할 것”이라며 “서명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빠른 시일 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세 인하 소급 적용 시점은 여전히 최대 쟁점이다. 정부는 자동차 관세 인하를 이달 1일자로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미국은 한미 상호관세 발효일인 8월 7일을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연 200억 달러 상한의 대미 금융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김 장관이 각각 위원장으로 참여하는 투자위원회 및 협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투자 방식은 리스크를 분산하는 ‘엄브렐라’ 구조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기재부는 조인트 팩트시트 서명 직후 이를 근거로 ‘특별법’을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연간 200억 달러 한도에서 지원 재원을 조달하는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며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부터 관세 인하 효과가 소급 적용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내 양국 서명을 목표로 하며, 안보 분야 팩트시트가 마무리되는 즉시 안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의 공동성명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감기 몸살 증세로 예정된 소방공무원 격려 오찬 일정을 취소했다. 최근 연속된 정상외교 일정과 한미 협상, 아세안·APEC 회의 준비 등 과중한 업무로 피로가 누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참해 오찬을 주재하며 “국민 생명 보호의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소방관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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