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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확장 재정 기조를 공식화했다. 정부의 긴축 중심 예산안과 달리 경기 대응과 산업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하며 여야 간 재정 철학 충돌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예산 심사는 외교와 산업, 재정이 맞물린 국정 운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3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은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키며 미래 산업을 키우는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외교 성과를 입법과 예산으로 이어가겠다”며 “외교로 열린 길은 국회 입법과 재정으로 완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APEC에서 논의된 기술 협력과 공급망 연대 등 외교 성과를 산업 정책으로 연결해 실질적 경제 효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김 원내대표는 “AI, 반도체, R&D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지금은 긴축이 아닌 미래 투자의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낭비는 줄이되 필요한 곳에는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총지출 690조 원 규모로 재정 건전성을 목표로 한 긴축 기조가 유지됐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 산업 투자, 공공부문 예산의 증가 폭이 제한됐다. 기획재정부는 국가채무 관리와 물가 안정을 위해 재정지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경기 둔화 국면에서 지출 축소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AI, 반도체, 첨단기술 분야의 예산이 삭감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중심으로 산업 예산 확대와 기술 투자 법안 처리를 병행할 계획이다.
정치권은 이번 예산안을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 방향을 가늠할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외교 성과를 산업 성과로 전환해 정책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구상이다. 반면 야당은 재정 팽창이 물가 불안과 국가채무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확장 재정은 단기 효과에 그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산 논의는 산업 투자뿐 아니라 복지와 지역 균형발전 예산으로도 확산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사회안전망 확충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이고 정부는 세입 확충과 지출 효율화를 우선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부문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예산이 단순한 재정 편성 절차를 넘어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결정할 사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확장 재정을 통해 산업 구조 전환과 민생 안정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여당은 반대로 재정 통제를 국정 신뢰 회복의 핵심으로 보고 있어 두 진영의 입장 차는 뚜렷하다.
국회는 이달 말까지 부처별 예산 심사를 마친 뒤 12월 초 본회의에서 최종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여야는 총지출 규모와 산업 투자 항목, 사회복지 지출 조정 등을 놓고 막판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 통과 여부에 따라 내년도 경제정책의 방향과 정치적 균형이 동시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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